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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에 선 도시빈민 Standing on the Edge of Death

김동원 |1990 | BETA | 29min


 

SYNOPSIS

방값은 오르고, 쫓겨날까 봐 눈치를 살피고, 새벽부터 밤까지 죽도록 일해도 가난을 벗을 길 없는 도시빈민들. 대다수는 시골에서 땅을 잃고 서울로 온 이농민이다. 서울사람 서넛 중 하나는 이 빈민이라지만, 이들을 향한 사회의 눈초리는 차갑기 그지없다. 김동원 감독이 푸른영상을 설립하기 전 만들었던 ‘빈 영상’시절의 작품. 구슬픈 음악과 함께 빈민들의 애환이 이어지지만, 영화는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꾼다.

 

House rent goes up day by day, but urban poors never get out from poverty even they work hard from dust till dawn. Most of them are immigrant from rural area after they have lost their land. Almost 1/3 of Seoul citizen are these poor but the society treats them unfriendly. Director Kim Dong-won made this film when he was running ‘Bin Production’, which preceded ‘Purn Production’. The film doesn’t give up a dream for ‘the society living together’, although it shows sorrows of poor life with sad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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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년 전셋값 파동 때문에 도시빈민들의 삶은 위태로워졌다. 치솟는 물가와 방세를 감당하지 못한 도시빈민들이 절망 속에서 목숨을 끊는 일이 속출하였고 일가족이 동반자살하는 일까지 있었다. 이 작품은 전세 값 파동으로 목숨을 잃은 13명의 도시빈민의 넋을 위로하는 위령제에서 시작된다. 방세 때문에 목숨을 끊는 행위는 중산층 관객들에게는 언뜻 이해하기 힘든 상황일지도 모른다. 감독은‘나약함을 탓할지도 모른다’는 나레이션을 통해 중산층 관객들의 그런 의문까지 감싸 안으며 도시빈민의 탄생과 역사, 어려움을 도시빈민의 목소리로 차근차근 설명한다. 경공업 중심의 산업화는 이농현상을 부추겼으며 공장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발전해왔다. 도시는 노동력은 필요로 했지만 이 농민들의 살 곳은 마련해주지 않았고 이 농민에서 도시빈민으로 변모한 가난한 사람들은 살 곳이 없어 뚝방이나 산자락에 움막이나 흙집을 지어 악착같이 삶의 자리를 넓혀왔다. 그러나 도시빈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넓혀진 삶의 자리들은 좀더 넓은 집에서 살려는 가진 자들의 욕심에 밀려 재개발이라는 폭력으로 망가져가고 노동의 댓가는 치솟는 물가를 감당하지 못해 생활은 곤궁해져 갔다. 영화는 새벽밥을 먹으며 열심히 살아가지만 가난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는 도시빈민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게을러서 가난하다’는 사회 일반의 편견이 얼마나 기만적인가를 고발한다. 잘못된 사회구조 속에서 부자는 절대로 떳떳할 수 없다는 김동원감독의 믿음은 가난한 사람들을 차별하는 가진 자들의 행태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그러나 가난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차별과 무시라는 한탄 속에서도 이웃집 살림을 걱정하는 도시빈민들의 넉넉한 인심은 김동원 감독이 추구하는 공동체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작품은 김동원감독이 빈민운동에 복무하기 위해 빈민출신 청년 2명과 함께 만든‘빈영상’ 시절의 첫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