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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겨울 Jongno, winter

김동원 Dong-won Kim | 2005 l 18min



SYNOPSIS
2003년 12월, 밀린 월급을 받으러 갔다 오던 중 혜화동 거리에서 동사한 중국 동포 김원섭 씨. 길을 잃은 그는 밤새 추위와 굶주림에 떨며 119와 112에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결국 구조의 손길은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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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겨울, 서울의 한 길거리에서 얼어 죽은 중국동포를 통해 본 우리사회의 차별 이야기. 2003 12월 어느 날, 밀린 월급을 받으러 갔다 오던 중 길을 찾지 못해 헤매다 혜화동 거리에서 동사한 중국 동포 김원섭. 그는 당시 기독교 백 주년 기념관에서 재외동포법 개정과 강제 추방 중단을 요구하는 농성 중이었다. 길을 잃은 그는 밤새 추위와 굶주림에 떨며 119 112에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결국 구조의 손길은 닿지 않았다. 다음 날 새벽, 그는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되었고 경찰서는 바로 지척에 있었다.

김동원 감독이 한 줄 뉴스로 사라져간 이름 모를 이의 죽음을 다큐멘터리로 만들게 된 건 우연이 만든 회환 때문이었다. 김원섭 씨가 추위와 굶주림에 죽어가던 그날 새벽, 김동원 감독은 혜화동 근처에 있었다.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지척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에 김동원 감독은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그 비극은 개인적 앙금으로 남았고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있는 무관심과 차별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 영화화되었다. 중국동포에 대한 차별은 이주노동자 차별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미국이나 유럽에 사는 동포들은 환대하면서도 중국동포들은 외면하고 싶어한다. 동북공정에 대한 이야기로 민족혼을 불태우고 만주땅을 되찾자며 애국심을 확인하면서도 정작 우리들은 그 땅에 사는 동포들에게는 관심이 없다. 그저 수많은 이주 노동자들 중에 얼굴만 닮은 사람들일 뿐이다. 조국에 대한 믿음과 코리안 드림에 빠져 한국을 찾은 중국동포들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그리고 임금체불에 시들어간다. 경찰이, 길 가던 행인이, 조금만 관심을 가졌으면 살아있을 김원섭씨가 마지막 순간에 떠올렸을 고향산천이 오버랩 되는 순간, 우리들은 안락한 우리의 자리를 죄스러워하게 된다. 그 마음은 김동원 감독이 느꼈을 죄책감, 인간적인 미안함과 같을 것이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은 20년 경력의 독립영화감독의 행보는 이렇게 조금씩 넓어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