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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과 싸워라, '세월호 다큐'와 함께

세월호 2주기 맞아 <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업사이드 다운> 개봉기사원문보기

▲  <SBS 스페셜> '졸업-학교를 떠날 수 없는 아이들' 중 한 장면.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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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간된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10개월 동안 4명으로 구성된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이 내놓은 세월호에 대한 가장 종합적인 결과물일 것이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재현하고, 어떻게 하면 304명을 다 구할 수 있었을지, 방대한 자료와 기록들을 분석한 책이다. '세월호 기록팀' 중 한 명인 <한겨레21> 정은주 기자는 책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취재를 하며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도망가고 싶었던 순간도 굉장히 많았다. 그때마다 떠올렸던 것이 부모도, 오빠도 잃고 혼자 살아남은 5살짜리 아이다. 10년쯤 지나면 그 아이가 아마 희생당한 단원고 학생들쯤 되는 나이가 될 거다. 그 아이가 도대체 2014년 4월 16일에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고 주변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을 때, 이 책이 나침반이 되고 지팡이가 되길 바라면서 끝까지 책을 만들어냈다."

지난 2월 말 방송된 <SBS 스페셜> '졸업-학교를 떠날 수 없는 아이들'은 단원고의 눈물의 졸업식을 그리는 동시에 세월호의 마지막 생존자인 단원고 학생 박준혁 군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생존자만이 감내해야 하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조명하는 한편 박준혁 군이 먼저 떠나보낸 친구들과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제주여행을 성사시켰다. 생존자의 트라우마를 공감하고 어루만지는 방식을 고민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편 지난 18일 열린 '한국PD대상'은 세월호 참사 1주기 특집 프로그램들에 작품상을 안겼다. <참혹한 세월, 국가의 거짓말>로 TV시사다큐부문 작품상을 받은 송원근, 박경현 PD와 다큐멘터리 <어떤 약속>으로 라디오 특집부문 작품상을 받은 KBS 박대식, 권예지, 최유빈 PD는 수상 소감으로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에 한목소리를 냈다.

기억하고, 또 기억하기 위해 기록을 남기는 일은 그토록 엄중하고 유의미하다. 그것이 예술과 대중문화, 출판과 미디어가 역사와 만나는 방식일 것이다. 외면과 망각을 강요하고 정치적·법적 무책임이 시대정신으로 승화된 사회라면, 더더욱 균형 잡힌 기록의 중요성과 가치가 강조될 수밖에 없다. 이를 강조하듯, 26일 앞으로 다가온 세월호 2주기를 앞두고 두 편의 '세월호' 다큐멘터리가 관객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망각의 미디어에 저항하라, <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  예은아빠 유경근님과 동수아빠 정성욱님은 국회 앞 80시간 단식 1인시위를 시작하며 삭발을 했습니다. 두 번째 삭발입니다.
ⓒ 416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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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참사의 나라이다. 그러나 이제 세월호 사건을 마지노선으로, 참사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안전사회는 먼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그려야 하는 구체적인 그림이다."

다큐멘터리 <살인>의 시놉시스 중 일부다. <416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은 6편의 '세월호 다큐멘터리'로 이뤄진 옴니버스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를 만든 416연대 미디어위원회는 대안 혹은 대항 미디어의 역할을 자임하며 독립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온 감독들의 모임이다.

416연대 미디어위원회는 2014년 4월 16일 이후 팽목항, 안산, 서울 등지에서 사건의 현장기록과 유가족 연대활동을 지속해 왔다. <416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은 이 416연대 미디어위원회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한국사회와 유족들의 2년여를 기록한 활동의 결실이다. 영화는 6편의 옴니버스 다큐멘터리로 구성됐다.

인양 현장에 집중하는 <인양>(박종필 감독), 2015년 12월 사흘간 열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기록한 <도둑>(김재영 감독), 참사 후 안산시의 변화된 시간의 틈을 담은 <자국>(정일건 감독), 416 교실 존치 논란을 조명한 <교실>(태준식 감독), 작년 4월 세월호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 전후를 그린 <살인>(박정미 감독), 416 인권선언과 말과 행동을 강조한 <선언>(최종호 감독) 등 '세월호 참사' 이후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상영방식 또한 좀 더 많은 관객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독립적인 문화 창작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을 통해 자발적 후원자를 모집해 제작비를 모금했다. 20일까지 1098명이 참여해, 목표액의 140%를 웃도는 4252만6000원을 모았다. 416연대 미디어위원회는 여의치 않은 극장 상황을 고려, 일반 극장 개봉을 고집하는 대신 후원자들을 기반으로 영화를 더 널리 알려 나갈 계획이다.

후원자들에게 엔딩크레딧에 제작자로 이름을 올리고 온라인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온라인 링크를 제공하는 것이 기본. 또 금액별로 최초시사회 초대 등으로 후원자들에게 먼저 영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416연대 미디어위원회는 고액 후원자들에게는 영화의 상영권을 제공, 언제 어디서나 '공동체상영'이 가능할 수 있도록 배려할 예정이다.

한편 <416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은 오는 24일부터 31일까지 홍대 롯데시네마에서 개최되는 '2016년 인디다큐페스티발' 기간에 최초로 공개된다. 전체 구성을 맡은 류미례 감독은 "주류 미디어는 4·16 참사 이후 끊임없이 유가족들을 고립시키고 세월호에 대한 기억을 지우려 해왔다"고 말한다. <416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은 그 망각의 강요에 대한 세월호 유가족들과 독립영화인들의 대안과 저항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길어져 가는 세월호 진상 규명 투쟁을 기록하는 동안 쌓여가는 시간의 지층이 그리는 그림을 읽어내고 개별 사안들에 숨어있는 연결성과 구조를 파악해야 함을 절감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독립다큐멘터리 감독들인 저희들이 2주기를 맞아 <416 프로젝트-망각과 기억>를 제작하는 이유입니다."(류미례 감독, 관련기사 <기억하려는 의지, '416 프로젝트' 영상을 공개합니다> )

뒤집힌 아버지들의 꿈, <업사이드 다운> 

▲  <업사이드 다운>에 출연한 세월호 유가족 아버지들.
ⓒ 시네마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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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결여된 의식구조와 그것이 만들어낸 시스템은 우리사회를 얼마나 더 극단으로 치닫게 할 것인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이야기하는 그 날의 소용돌이와 19명의 전문가들이 밝히는 숨겨진 이면을 통해 <업사이드 다운>은 한국사회의 병폐를 들여다본다. 

인터뷰로만 구성된 영화는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세월호 사건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오랜 모순을 입체적으로 되짚고, 우리가 왜 지금 변화해야 하는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질문한다." (제7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소개글)

2014년 <다이빙벨>, 2015년 <나쁜 나라>를 선보인 다큐멘터리 전문 배급사 시네마달이 세월호 2주기를 맞아 세 번째 '세월호 다큐'를 선보인다. 작년 9월, 제7회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개봉지원작으로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김동빈 감독의 <업사이드 다운>이 2주기 직전인 오는 4월 14일 개봉한다.

왜 세월호는 침몰했을까, 왜 언론은 침묵했나, 왜 이런 사고들이 반복됐을까. <업사이드 다운>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우리가 차마 못다 한 질문을 대신 던져주는 작품이다. 이를 위해 해양공학 교수, 변호사, 언론인, 잠수사, 심리학 박사 등 각계 전문가 16인의 인터뷰로 총체적인 그림을 그린다. 이와 더불어 세호, 다영이, 성빈이, 고운이 아버지 등 총 네 명의 세월호 유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자식들을 가슴에 묻지 못한 아버지의 슬픔을 담아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재미교포인 <업사이드 다운>의 '청년감독' 김동빈 감독은 고국에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 충격을 받고 그 길로 귀국, 클라우딩 펀딩으로 제작비를 4천만 원을 끌어모았다. 또 취지에 공감한 25명의 평범한 시민들이 '프로젝트 투게더'라는 이름으로 뭉쳐, 스태프로 참여하며 장편 다큐멘터리를 완성해냈다.

완성된 <업사이드 다운>은 지난해 각종 독립·인권영화제 상영을 거쳐 제14회 보스턴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오는 4월 23일 개최되는 제1회 강정 국제평화영화제에 초청된 상태다. 개봉을 앞두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오는 21일 종료되는 개봉 후원금 모집에 20일 오전까지 581명이 참여, 목표액 2천만 원 중 93%인 1878만 원을 모금했다. 이에 화답하듯 배급사는 뮤직비디오 'To My Daughter'를 공개하기도 했다. (소셜펀딩 관련 링크http://socialfunch.org/upsidedown



지금도 광화문 광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700일 맞아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2년이 다 되도록 전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려는 움직임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렇게 종합적인 기록물인 <세월호, 그날의 기록>의 출간과 더불어 다큐멘터리 <업사이드 다운>과 <416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이 시민들을, 관객들을 기억의 저장고로 소환하는 중이다.  

▲  영화 <업사이드 다운>의 티저 포스터.
ⓒ 시네마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