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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4월…잊혀가는 그들을 기억합니다.



다시 4월과 마주한다. 많은 이에겐 벚꽃 떨어지는 ‘낭만의 계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가슴 속 비극과 마주하는 ‘아픔의 봄’이다. 벌써 2년. 사람들의 기억에서 점점 잊혀가는 ‘그 날과 그들’을 추모하는 문화예술 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엄마가 기억하는 딸

연극 ‘그녀를 말해요’는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엄마들의 이야기다. 연출을 맡은 이경성은 지난해 ‘비포 애프터’에 이어 ‘그녀를 말해요’로 2014년 4월 16일의 비극을 들여다본다. 비포 애프터가 여러 인물의 기억을 통해 거시적으로 세월호 문제를 과감하게 끄집어냈다면, 이번 작품은 ‘남은 자들’에 초점을 맞췄다. 배우들은 공연을 위해 세월호로 딸을 잃은 엄마들을 만나며 인터뷰했다. ‘그 사건이 남긴 아픔이 무엇이냐’ 묻지 않았다. 한 명의 아이가 한 가정에서 약 18년간 자라나며 겪었을 일상의 평범한 이야기를 하나둘 수집했다. 엄마는 딸을 말하고, 배우는 딸을 기억하는 엄마를 말한다. 그렇게 ‘그녀를 말하는’ 시간이 펼쳐진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304개의 세계. 이를 기억하는 ‘남은 자들의 방식’을 강구하기 위한 작업이다. 서울문화재단 주제기획전 ‘귀국전(歸國展)’에서 선보이는 세 편 중 하나로 14~17일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한다.

업사이드다운 스틸컷

◇아버지가 말하는 세월호의 기억

연극 ‘그녀를 말해요’가 엄마들의 마음을 들었다면 다큐멘터리 ‘업사이드 다운’이 들려주는 것은 아버지들의 속내다. 한복남씨를 비롯해 세호군의 아버지 제삼열씨, 성빈양의 아버지 박영우씨, 다영양의 아버지 김현동씨 등 4명의 아버지가 카메라 앞에서 우리 아이가 얼마나 예뻤고 얼마나 빛났는지를 털어놓는다. 김동빈 감독은 “어머니들보다 아버지들이 더 아프다는 건 아니지만 아버지들은 말 한마디 떼기조차 참 어려워하셨다. 아버지들은 아픔을 참고 있는 듯 보였고,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영화는 유가족 4명의 아픔을 듣는데 그치지 않고 이 상황을 초래한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전문가 16명의 인터뷰도 담아냈다. “관객을 울리는 게 아니라 영화를 보고 함께 ‘생각하게끔’ 하고 싶었다”는 게 감독의 포부다. 14일 개봉.

조소희 ‘봉선화기도’ /사진제공=경기도미술관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경기도미술관(관장 최은주)에서는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가 마주 보인다. 지난 2년간 유가족과 국민들의 슬픔을 지척에서 목도한 미술관은 추념전 ‘사월의 동행’을 오는 16일 개막해 6월 26일까지 이어간다. 작가 22팀의 100여점 작품에 대해 미술관 측은 “공동의 분노와 공포를 날카롭게 직시함과 동시에 슬픔과 상처를 따뜻하게 보듬어내고자 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설치미술가 조소희는 손가락에 봉숭아 물을 들인 다음 기도하는 손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 연작 ‘봉선화기도’를 2014년부터 해왔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참가신청으로 모인 일반인 304명의 손을 함께 찍어 선보인다. 참가자들은 꽃물이 드는 동안 간절한 기도를 글로도 적었다. 샛노랗게 피어오른 개나리는 떨어지기 시작했건만, 합동분향소에 걸린 노란 리본은 질 생각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