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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원들에게 씻을 권리 주는 것이 불합리한가요?

[서울독립영화제]<잔인한 계절>, 부산에서 활동 중인 박배일 감독


ⓒ무비조이(MOVIEJOY.COM)▲박배일 감독, All Right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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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CGV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무비조이가 두 번째로 만난 작품은 다큐멘터리 <잔인한 계절>이다. 부산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박배일 감독이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는 6명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환경미화원은 구청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용역업체를 통해 일하고 계신 분들도 있다. 문제는 용역업체를 통해 일하는 분들의 노동조건이 가혹하단 것이다. 안 그래도 우리사회에서 괄시받는 직업인 환경미화원의 일. 그런데 일이 힘든 것은 둘째 문제다. 이유는 일반인들이 환경미화원을 더럽다고 생각하고 괄시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일을 마친 후 씻을 수 없는 노동조건이다.

우리는 언제인가부터 효율적인 것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노동력을 구할 수 있다면 용역이나 민간위탁을 마다하지 않는다. 당연히 효율적인 것에 중점을 두면 돈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 돈이 우선시 되면 한 사람당 노동 가치에 대한 정당한 대가보다 한 사람을 고용함으로서 얼마나 돈을 아낄 수가 있는지가 더 중요시 된다. 이런 현실이 다큐멘터리영화 <잔인한 계절>에 그대로 방영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꼭 필요한 일들을 하는 환경미화원들이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효율적인 부분에 밀려서 자신들의 정당한 노동대가를 지불 받지 못한다. 당연히 일하는 사람들의 복지 역시 형편없을 수밖에 없다.

환경미화원들이 주로 하는 일은 냄새가 많이 나는 쓰레기들을 치우는 일이다. 당연히 일을 마치고 나면 온몸에 고약한 냄새가 진동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이 일을 마치고 오면 씻을 수 있는 샤워시설이 없다. 당연히 일을 마치고나서 옷을 갈아입고 집으로 바로 가야만 한다. 일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달려오는 아이들을 반갑게 맞아주지도 못한다. 항상 낮은 곳에서 꼭 필요로 하는 일들을 하는 이들이 처한 노동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공평하고 공정하지 않다.

여기에다 민간위탁업체는 온갖 꽁수를 다 부린다. 이유는 돈을 조금이라도 더 남기기 위해서다. 임금 착취도 하고 인원조차도 허위로 적어낸다. 모든 것에 돈이 우선시 되면서 생겨난 문제다. 노동이란 것은 언제나 정당한 대가가 따라야하지만 그런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월급 160만원 중에 이들에게 지급되는 돈은 90만원이다. 나머지 돈은 온갖 명목으로 다 없어진다. 중요한 것은 여전히 이런 불합리한 일들이 우리사회의 한 모습이란 것이다.

(..중략)

지금부터 박배일 감독과 무비조이가 단독으로 만나서 인터뷰한 내용을 실어보겠다.

다큐멘터리는 민중의 삶을 담는 것이라 생각해요.

ⓒ무비조이(MOVIEJOY.COM)▲박배일 감독, All Right Reserved

-다큐멘터리가 스타일리쉬 할 필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에 나오신 환경미회원분들의 삶을 너무 피상적으로 다루지 않았는지 생각도 듭니다.
"저도 어느 정도 공감을 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비겁한 변명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작년 9월부터 작품을 하나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 작품이 저한테 너무나 소중합니다. 그래서 <잔인한 계절> 같은 경우에는 딱 정해진 시간 안에 끝내야만 하는 현실적인 애로사항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작품이 조금 부족해지지 않았는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

-부산에서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힘든 점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오히려 부산이 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활동하기가 좋습니다. 지역에서 영화를 한다. 다큐멘터리를 한다. 이런 것들이 약점이 된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서울 분들은 소재를 찾아서 지역으로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부산에서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다양한 사회문제를 제가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다큐멘터리 하기에는 지역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다큐멘터리에서 다루는 이야기가 우리사회에서 가장 힘없는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실제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촬영을 하다보면 너무 적나라한 우리사회의 현실을 마주하면서 힘들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영화를 찍기 전에 대부분은 우선 문제가 되는 모순점을 찾고 들어갑니다. 기사나 다른 것들을 검색해서 그래도 조금은 알고 가는데요. 그런데 실제 현장에 가보면 정말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충격이었습니다. 쓰레기 수거를 위해서 그렇게 힘들게 일하시는 줄 몰랐습니다. 기사 같은 글이나 그림으로 봤을 때는 그 일들이 피상적으로 다가오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찍기 위해서 그 장소에 서 있는데 개인적으로 충격이 더 커졌습니다. 글이나 그림으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던 그런 장면들이 나왔습니다."

-다큐멘터리 주제가 너무 한쪽의 입장만 치우쳐서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것도 현실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독립다큐멘터리 대부분이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되는 분들의 입장을 못 보여주고 한쪽의 삶과 이야기만을 실어 보내고 끝나는 경우입니다. 분명 어떤 일이든 모순점은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런 것을 들추어내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가 생기게 되는데요. 그런데 잠시 덮어 둘 수밖에 없습니다. 이유는 너무나 간단합니다. 이분들은 이미 너무 많은 불이익을 사회로부터 받았는데 또 다시 제가 그런 분들의 작은 문제를 들추어서 크게 만드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어떤 정확한 관점을 가지되 주인공의 삶에 더 집중하는 것이 다큐멘터리로서 올바른 선택이란 생각이 듭니다."

-부산지역 인프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프라가 상당히 부족합니다. 제가 다큐멘터리영화를 만들어서 이야기를 해보려면 푸른영상에 보내거나 서울에 계신 분들에게 보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인프라가 부산에는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장비 면이나 배급에 관해서도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먹고사는 문제만큼은 다큐멘터리 감독이라면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전국이 동일합니다. 하지만 서울 같은 경우에는 그래도 함께 해보고자 하는 노력 등이 있습니다.

부산이나 다른 지역 같은 경우에는 이런 것들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분명 부산에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나 영화들이 사회와 맞닿아 있겠지만 실제 사회에 대한 인식 역시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개인적으로 너무나 아쉬운 부분입니다."

-지금 촬영하고 있는 다큐멘터리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시겠습니까?
"제 전전 작품에 <사랑은 제제>라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이동권과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작품에 나오신 남녀 장애인분들이 8년을 사귀고 드디어 결혼을 하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결혼을 하면 다들 망설여지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분들은 자신의 성역할에 대해서 너무나 잘하려고 합니다. 세상이 규정한 것을 해쳐나가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맞추어서 잘 생활하시려고 합니다. 그런데 장애가 있으시기 때문에 결혼이나 다른 부분에 대해서 머뭇거려지는 상황입니다.

주인공 중에 여성분은 주부의 역할을 잘 못할까봐 그리고 남자 분은 가장의 역할을 잘 못할까봐 고민을 하십니다. 과연 이런 사회 통념상의 역할들이 주어지는 것이 이분들에게 맞는 건지 다큐멘터리영화로 풀어나가려고 합니다.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편협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것들을 다큐멘터리영화에 담아내려고 합니다. 이  다음 작품은 사람 위주가 아니라 세상 위주로 좀 더 크게 가고 주제를 확장하려고 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다큐멘터리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중들이 들으면 거부감이 있는 단어지만 민중들의 삶을 기록하는 것이 제가 다큐멘터리를 하는 이유 같습니다. 아직 다큐멘터리가 어떤 것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노동자의 삶과 장애인분들의 삶을 다큐멘터리에 담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길입니다. 이런 기록들이 모여서 결국 역사가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역사가 아니겠지만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나면 역사를 기록하는 하나의 영상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중의 삶을 담는 것이 제가 다큐멘터리를 하는 목적입니다."

글: 제상민(무비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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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계절 박배일 ㅣ2010ㅣ60min
흔적을 남겨야만 하는 세상에서 흔적을 지우는 사람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