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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연인] review

사심 가득한 '쿠바에서 생긴 일'

 

다큐멘터리 감독 정호현은 캐나다 유학 시절 때 잠시 들렀던 쿠바를 잊지 못해 2005년, 4개월 예정으로 그 나라를 다시 찾는다. 그곳에서 한국인 조상을 둔 쿠바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던 중 오리 엘비스라는 10살 연하의 쿠바 청년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만다. 여기서부터 줄거리는 은근슬쩍 방향을 바꿔 연애 이야기가 된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그들은 2007년에 결혼했고 지금도 쿠바와 서울을 오가며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감독이 작업 중간에 사심을 품게 되면 정말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

작정하고 내용이 산으로 가지만, ‘쿠바의 연인’의 이야기는 예상 외로 치밀하다. 예측 불가능한 삶의 곡선을 따라 멋대로 흘러가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일관된 시선을 잃지 않는다. 갑자기 뛰어든 연애담도 그러는 동안 자연스럽게 그 일부가 된다.

서로에 대해 거울상이 되는 두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쪽에는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했지만 정체된 혁명 속에 오히려 인질이 된 빈곤한 국가가 있고, 다른 한쪽엔 상대적으로 부유하지만 메마르고 기계적이고 편협한 자본주의 국가인 한국이 있다. 그 대조 속에서 서로의 진짜 모습을 읽어내려는 것 같다.

거울상이라고는 하지만, 한국 관객들은 어쩔 수 없이 한쪽으로 기울게 된다. 쿠바라는 거울을 통해 한국을 본다. 이야기의 주제가 본격적으로 빛나는 것도 영화가 한국으로 무대를 옮긴 뒤부터이다. 억압된 사회 시스템 속에서도 여유와 낭만을 잃지 않고 춤과 노래를 즐기는 쿠바 사람들에 비하면 우리는 갑갑하고 거북하고 어색해 보인다. 특히 영화가 묘사하는 한국 보수주의 개신교의 묘사는 오싹한 구석이 있다.

로맨스 소설이나 동화처럼 두 주인공의 결혼으로 끝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수많은 미해결 문제들이 암초처럼 널려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결말을 이룰지 누가 알겠는가. 그래도 하나 확실한 것이 있으니, 그 과정 중 그들의 삶이 결코 지루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듀나·영화 칼럼니스트 djuna01@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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