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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 2011_데일리] 기사원문보기 >>
"인디톡톡" [종로의 기적]의 이혁상 감독을 만나다!





<종로의 기적>은 성소수자 중에서도 게이에 대한 다큐로 게이 감독이 게이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찍은 다큐이다. 이 작품을 통해 주인공 친구들과 함께 스스로도 동성애자임을 밝힌 이혁상 감독님과 나는 창 밖을 통해 홍대의 밤거리를 바라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인터뷰 질문 외에 개인적으로 궁금한 사항에도 친절히 답해주신 이혁상 감독님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해보자.


Q1. 제작 과정이 어떻게 되시나요?


제작 기간은 2년 정도? 2008년 여름부터 찍었으니까 햇수로는 3년 됐어요. 종로의 기적은 연분홍치마와 친구사이 이 두 인권 단체가 모여 만든 다큐에요. 저는 연분홍치마 소속 활동가로 연분홍치마는 <3XFtM,> <레즈비언 정치 도전기>같은 커밍아웃다큐를 계속 만들어왔어요. 저는 종로의 역사에 관한 다큐를 기획하는 차에 친구사이가 커밍아웃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커밍아웃에 대한 내용을 다큐로 만들고자 제안했어요. 연분홍치마에서 앞서 만든 두 작품이 트렌스젠더와 레즈비언에 관한 다큐니까 시리즈처럼 이번에는 게이에 대한 다큐를 만들자! 해서 만들게 됐어요.


Q2. 영화 속에서 준문 감독이 <로드 투 이태원>을 촬영하면서 다른 스탭들과 소통의 한계를 겪는 내용이 나옵니다. 동성연애차별금지법과 같은 성적소수자를 위한 정책상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비성적소수자들의 성적소수자들에 대한 인식과 이해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감독님이 보시기에는 비성적소수자가 성적소수자를 진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 같나요?


비성적소수자가 성적소수자를 100%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그들이 성적소수자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길을 만들기 위해 이 다큐를 찍게 된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소위 말해서 주류에 있거나, 다수자들이 소수자들을 대하는데 있어서 ‘소수자들이니까 감싸줘야 돼, 베풀어줘야 돼.’ 하는건 아니라고 봐요. 비성적소수자들도 어떤 지점에서는 성적소수자들처럼 어떤 지점에서는 차별과 편견을 받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를 예로 들어, 영수가 명절에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걸 두려워해서 친구들을 만나며 명절을 보내는 장면이 나와요. 비성적소수자들도 명절을 통해서 전통적인 가족체계에서 느끼는 힘듦이 있을거에요. 예를 하나 더 들자면, 남성 중심의 영화판에서의 여성의 투쟁이 여성 감독이 많아지고 그들이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잖아요. 이렇게 여성이 차별받게 되는 부분이 있었던 것처럼 게이 감독으로서 준문도 차별받게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입장과 위치가 달라도 유사한 차별을 경험하고, 함께 느끼고, 공유하면서 타인의 삶에 대한 이해를 시작한다고 봐요. 100% 이해한다는 말보다는 이처럼 입장은 다르더라도 어떤 부분에서는 서로가 만날 수 있음을 고민해보고. 이해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정체성이나 특성을 편견 없이 존중해줬으면 해요.


Q3. 촬영 중 혹은 촬영 후에 힘들었던 점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성적소수자가 나오는 다큐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커밍아웃이라는 전제조건을 기반으로 해요. 커밍아웃을 한다는 것을 서로 결의하고 결심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찍으면서도 다들 커밍아웃하는 과정이나 다큐 소개 후에 파장이나 영향이 어떨지에 대해서 한번씩 고민했을거에요. 하지만 이것으로 인해 성적소수자들의 인권이 나아진다면 의미있다고 생각해서 함께 결의하고 결정하게 됐어요. 지금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소위말하는 보수기독교 사람들이 테러를 하진 않을까, 염산을 뿌리진 않을까 극단적인 상상을 하기도 해요(웃음). 종로의 기적 개봉으로 인해서 차별이나 불이익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나름 준비해야되는 부분이 있어서 고민이 많아요. 만약에 <종로의 기적>으로 인해서 안 좋은일이 생긴다면 <종로의 기적2>를 찍어서 어떻게 핍박받았는지를 고발할거에요!

Q4. 다큐 속 주인공들. 준문, 병권, 영수, 욜과 원래부터 알고 친하게 지내셨던 분들이었나요?


준문, 병권, 욜은 동성애자인권연대에서 활동해오던 친구들로 원래부터 알고 있었어요. 그렇게 친했던 사이는 아니었고 대면대면하게 인사만 하던 사이 정도였어요. 다큐를 하게 되면서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되고 친해졌죠. 아마 죽을 때 까지 함께 하지 않을까... 영수는 전혀 모르던 사이였어요. 영수는 친구사이에서 활동했었는데 섭외 과정 중에서 이 친구가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촬영 제안을 했어요. 영수가 흔쾌히 오케이 하기는 했지만 누구나 카메라를 들이대면편하게 행동을 못하잖아요. 영수도 처음에 카메라 낯을 가렸어요. 그뿐만 아니라 감독인 저에 대한 낯도 가렸죠. 그래서 둘이 날 새면서 새벽까지 이년저년 하고 끼 부리면서 술을 먹은 적도 있어요. 그 다음부터는 영수가 카메라를 편하게 생각하고 저랑도 친해졌어요. 동갑내기 친구였거든요.

Q5. 주인공들이 다들 게이였고, 감독님도 게이로 알고 있다. 모두 공통적인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그 분들을 촬영하면서 굉장히 동질감을 느꼈을 것 같다. 주인공들을 촬영하면서 게이 감독이 아니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느낌이나 작업하면서 느꼈던 장점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동질감은 주인공들 모두에게 비슷하게 느꼈어요. 한국 사회에서 성적소수자로 사는 것은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릴 때, 사춘기 때 ‘나는 다른 사람이랑 조금 다른 것 같아, 남자가 좋아’라는 공통적인 생각을 하면서 자기의 정체성을 깨닫는 과정은 게이들이라면 모두 경험했던 과정이라고 봐요. 게이가 같은 게이 친구들을 찍으면서 앞서 말했던 공통점들 때문에, 게이들끼리 맺는 관계나 이들의 모습들이 더욱 진솔하게 카메라에 담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감독이 게이가 아니었다면 공들여 찍지 않았을 장면이나, 게이 관객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적인 요소를 영상에 많이 넣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영수가 짝사랑 했던 동창을 재회하는 장면은 제가 게이가 아니었다면 공들여 찍지 않았을 거에요. 저를 포함한 모든 게이들의 추억 속에 한 장면이 될 것 같아서 시퀀스를 굉장히 공들여서 편집했던 기억이 나요. 이런 점은 감독이나 주인공들의 정체성이 같았기 때문에 생기는 시너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준문은 극영화를 찍긴 하지만 저도 다큐를 찍는 감독으로서 영화 현장을 아니까 얼마나 힘들까 생각만 했는데 직접 보니까 정말 힘들다는 걸 알았어요. 이런 것도 준문과 제가 같은 입장이었기 때문에 준문에게 그런 감정을 뽑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6.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종로의 기적> 개봉이 6월 2일이라서 일단은 가열차게 개봉 준비를 할 계획입니다. <종로의 기적>의 개봉으로 인해서 홍보 포스터, 기사, 광고들이 나가게 될텐데 이런 과정을 통한 개봉 자체가 인권 운동이자 캠페인이라고 생각해요. ‘성소수자가 이런 걸 만들었구나,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구나.’하고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테니까요. 개봉 준비를 열심히 해서 성소수자의 파워를 널리 알리고 싶어요. 그리고 연분홍치마에서 용산 참사에 관한 또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거기서 저는 이번에는 감독이 아니라 구성이나 촬영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아요. 또 개인적으로는 50~60년대 여성문화사에 관한 다큐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글 데일리팀 강혜미 이경아 사진 기록팀 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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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정보

종로의 기적 이혁상 | 2010 | 117min
서울 종로구 낙원동, 해가 지고 밤이 되면 새로운 주인들이 하나 둘씩 골목을 채우기 시작한다.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술 한 잔 기울이며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친구를 만나고, 사랑을 찾는 그 곳.
낙원동은 언제부터인가 게이 남성들을 위한 작은 '낙원'이 되었다. <종로의 기적>은 종로에서 만난 게이들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