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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전하는 안부③] 5.18 광주 사건? 그게 뭐죠?
영남 출신 역사교사가 전하는 5.18 이야기

 

 1980년 5월의 광주, 그 후 30여 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아픈 기억은 점차 잊혀지고 있습니다. 5월 12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다큐멘터리 <오월愛>를 통해 사라져가는 오월 정신을 다시금 되새겨 보고자 합니다. 영화의 개봉에 맞춰 배급사 '시네마 달'이 '30년 시간의 강을 건너 뒤늦게 전하는 안부, '안녕히... 지내셨나요?''라는 타이틀로 연재기사를 보내와 싣습니다. - 편집자말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건이 1980년 5월 광주에서 발생한 민주화 운동이다. 광주민주화운동(광주항쟁)은 신군부 세력의 쿠데타에 반발하여 발생한 역사적 사건으로 대한민국 현대사의 대표적인 민주화 운동이다. 광주 정신은 오늘날에도 계승되어 민주주의의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1997년 국가 기념일로 채택되기 이전에는 '광주사태'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광주항쟁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었다.

지금까지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다양한 논의와 국회 차원의 청문회, 시민단체 및 각계각층의 노력이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5월 21일 발포 명령자를 명확하게 알 수 없다. 또 5월 항쟁 기간 동안 희생된 사람의 수도 정확하지 않다. 과연 우리나라 공권력에 의해 우리 국민들이 희생당한 이 사건에 대해서, 광주의 5월을 그리고 광주의 5월 항쟁을 참여했던 사람들의 삶을 재조명해보는 것은 의미 있는 활동이라 할 수 있겠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역사교육을 할 때면, 특히 현대사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수준이 뒤떨어짐을 느낀다. 그것은 학교 현장에서 현대사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설령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단조로운 교과서와 주입식 설명들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광주 5.18 전혀 모르는 학생들... 어찌 하오리까

 

1980년 광주가 지금 나와 과연 어떤 관계를 맺고 있고, 5.18이 우리나라 역사에 어떠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느냐를 깊이 생각해보는 학생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5.18 관련 수업을 할 때, 관련 영상을 시청할 때도 졸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 그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5.18광주 민주화 운동은 생소한 그 무엇에 그치고 만다. 사건 자체에 대해서 잘 모르는 학생들도 많다. <화려한 휴가>라는 영화를 통해서 5.18에 대해서 처음 알았던 학생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교직생활을 하면서 매해 5월이 되면 사회나 국사시간을 이용해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수업을 한다. 학생들에게 "5.18민주화운동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학생들의 입에서는 다양한 답변이 흘러나온다.  

민주화, 광주, 독재, 학살, 군대, 이승만, 군사정권, 민주주의, 박정희, 전두환, 탱크, 버스, 화려한 휴가, 군인, 학교, 시위, 싸움, 폭도 등등.

하지만 학급의 학생들 중에 절반은 5.18이 어떠한 사건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5.18에 대해 그나마 알고 있는 학생들도 영화 <화려한 휴가>에 나온 여러 장면들을 토대로 답변을 하곤 한다.

5.18이 역사 속에서 잊혀진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아직도 그 정신이 살아 숨 쉬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역사'라는 사실을 수업시간에 설명한다. 이 수업을 할 때마다 난, 역사교사의 사명감과 중요성을 느낀다.

 
"북한 추종 대학생들, 북한에 보내버려야 한다"

 
1980년 5월생인 나는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 전혀 모른 채 어린 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5.18에 대한 교육을 받지도 못했다. 영남지방에서 살았던 나는 오히려 해묵은 지역감정들이 빚어내는 일들을 보면서 자랐다. 고등학교 시절 정치시간에 "투표권이 있다면 어느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겠는가?"에 대해 토론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내가 김대중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웃으면서 "이런 빨갱이"라고 했었다. 과연 그 친구들은 빨갱이란 단어의 의미를 알고 그 말을 했을까?

고등학교 시절 교련 시간에 당시 교련 교사가 80년대 발생한 여러 민주화 운동의 여러 장면들을 보여주면서 "너희는 정말 대학가서 저러지 마라!",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이 나라를 망친다!", "북한을 추종하는 대학생들은 정말 북한에 보내버려야 한다!" 등의 말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그 교사가 한 말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깊이 생각하지도 못했고 '왜 저런 이야기를 할까?'라는 단순한 물음이 있었지만, 입시위주의 교육 현실 속에서 별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기억이 난다.  

고교시절 겪었던 일들 때문일까. 이후 난 교사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됐다. 특히 교사의 편견에 찬 말 한마디가 얼마나 학생들의 인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사범대학 역사교육과에 진학하면서 광주5.18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했고 5.18 묘역에 다녀와서는 5.18의 실상과 아픔을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상당히 민주화가 진전되었고 학생들의 교과서도 예전에 비해 많이 바뀌었다. 새로운 신세대의 학생들에게 오늘날 민주주의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계기를 던져 줄 수 있는 수업을 하고 싶다.

  

1980년 5월의 광주와 2011년 5월의 광주

 

대부분의 사람들이 따뜻함, 봄기운, 화창함이라는 단어와 함께 5월을 떠올릴 때 광주시민들은 오히려 외로움, 아픔, 희생, 피, 죽음, 항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을까?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이해하는 것이야 말로 5.18정신을 계승하는 것만큼이나 필요하고 중요하다. 우리는 이를 통해서 우리의 역사가 발전하고 다시 그와 같은 사건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5.18정신은 아직 진행형이고 앞으로 이를 계승 발전해 나가야 하는 시대적 사명이 있다고 판단된다. 최근 중동지역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다는 뉴스를 접하곤 1980년 5월 광주를 떠올리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역사는 기록되어진 것만 남게 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기록되지 않고 증언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통해 1980년 5월 광주의 기억과 그 사람들의 현재의 삶을 함께 지켜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 오월愛 >라는 영화는 이 부분에 주목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많은 이들이 < 오월愛 >라는 영화를 통해 1980년 5월의 광주와 2011년 5월의 광주를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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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愛] 공식블로그 


*작품정보 

오월愛(애) 김태일 | 2010 | 101min
올해로 30주년이 된 5.18광주민중항쟁. 항쟁의 마지막날까지 도청과 광주외곽을 지켰던 시민군들, 시장 상인들은 청년에서 중년을 훌쩍 넘었다. 이들은 평범한 광주시민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이들이 갖고 있는 광주항쟁의 기억은 이후 많은 삶을 변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