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llow cinemadal on Twitter

[여성신문] 기사원문보기 >>

우석훈과 함께한 독립다큐영화 '모래' 상영회
하우스 푸어 가족을 통해 보는 한국 사회의 일그러진 초상


▲ 다큐영화 ‘모래’상영 후 대화를 나누고 있는 우석훈 박사, 강유가람 감독, 김신현경씨(왼쪽부터).
© 영희야 놀자 제공




“1980년 2000만원에서 25년 동안 만 배 이상 올랐습니다, 만 배 이상 올랐습니다, 만 배 이상 올랐습니다.”

골동품이 아닌 이상 모든 물건은 소비자가 구매하는 순간부터 가격이 떨어지게 돼있다. 그런데 스크린에서 보이는 뉴스 속 앵커는 “만 배 이상 올랐습니다”라는 멘트를 세 번이나 반복한다. 독립다큐영화 ‘모래’의 한 장면이다.

19일 월요일 저녁, 서울 마포구의 함께일하는재단 교육장에서 ‘모래’의 상영회가 열렸다. “문화운동 하는 친구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런 자리에 최대한 얼굴을 많이 비추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박사도 현장을 찾아 독립영화계 종사자 및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통해 바라본 한국 사회의 문제들에 대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영화는 ‘진보’를 자청하는 영화감독이 강남 은마아파트에 사는 보수적 성향의 자신의 가족을 심층적으로 담아 강남 부동산 신화와 중산층 가족의 정치의식을 밀도 있게 탐구한 작품이다. 강남 중산층으로 살다 IMF 외환위기 이후 하우스 푸어가 된 이들 가족에게 부동산은 중요한 재테크 수단이다. 특히 2000년대 초·중반 강남의 아파트 값 폭등은 사람들로 하여금 부동산 투자를 대박의 꿈을 실현시켜 줄 로또로 여기게 했다.

우석훈 박사는 “‘은마는 달리고 싶다’라고 영화에 부제를 달아봤다. 재개발로 집값 상승을 꿈꾸지만,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는 차가운 시선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며 “일본의 경제불황 당시의 예만 봐도 부동산 거품이 떨어지는 것을 대중이 심리적으로 받아들이는 데에만 10년이라는 시일이 걸리더라. 시간이 흐르면 한국 사회도 자연스레 변화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아버지 세대와의 갈등과 화해는 극을 구성하는 또 다른 축이다. 영화는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다룬 많은 페미니스트 영화들과 기본적인 궤는 같이 하지만 그 관계를 예리하게 파헤치기보다는 연민의 시선으로 껴안는다는 차이를 갖는다. 부모와 딸은 카메라를 통해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기 시작하면서 화해와 공생을 추구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강유가람 감독은 “한 친구의 아버지는 노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우리나라 망했다’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심정’이라는 등의 말씀까지 했다고 한다”며 “30대 초반의 친구 대부분이 보수적인 아버지 세대와의 대화와 소통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아버지들의 정치의식을 블랙코미디처럼 찍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상영회장을 찾은 한 중년 관객은 “딸이 끊임없이 카메라를 들이대도 화 한 번 내지 않고 응수해 주시는 모습을 보니 상당히 화목한 집안이라는 생각에 부러웠다”며 “아들딸과의 소통의 단절은 우리 세대에 있어서도 고민거리”라고 아버지 세대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 박사에게 “무기력하고 희망이 없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라고 조언을 구했다.



(...후략)



>>기사전체보기






*작품정보


모래 강유가람 | 2011 | 49min
우리 가족은 강남 은마아파트에 산다. 사업이 힘들어지면서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아버지는 엄청난 이자 부담에 시달리면서도 집값이 오르리라는 기대로 집을 팔지 않고 있다. 난 이런 아버지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아버지는 과연 아파트를 팔 수 있을까.



* '공동체상영'으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