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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중덕이'와 '백구'를 만나다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를 둘러싸고 있는 해군의 높은 울타리, 그 밖으로 내던져진 '해군기지 반대파' 중덕이의 애처러운 눈빛과 발목에 흰 붕대를 감은 '해군기지 찬성파' 백구의 모습이 느린 화면으로 흘러가면서 영화는 엔딩을 향해 달려갔다.

진지한 표정으로 화면을 응시하던 한 미국인 관객은 영화가 끝나자, 깊숙이 등받이에 기댔던 몸을 일으켜 박수를 쳤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영화가 남긴 '미완의 감정'을 쉽게 추스르지 못하는 표정이다. 8명의 다큐멘터리 감독이 달려들어 100일 동안 만들었다는 이 영화는 아직 완성된 게 아닌 듯 했고, 영화에 등장하는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의 싸움 역시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영화가 끝난 스크린에는 제주도에 있는 고권일 제주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과 평화활동가 최성희씨가 등장했다. 화상전화로 연결한 것이다. 직접 그들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으면서 묵직하게 가슴을 누르고 있는 그 '미완의 감정'을 털어내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 겁니까'라는 질문을 하고 싶었던 거다. 강정마을 주민 사이에서 '구럼비의 여신'으로 불리는 최성희씨는 하와이에서 내려오는 전설로 그 답을 대신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뉴욕대학교 실버센터에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강정마을 주민들의 삶과 애환을 다룬 영화 '잼 다큐(Jam Docu) 강정' 상영회가 열렸다. 영화가 끝난 뒤, 제주도에 있는 고권일 제주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과 평화활동가 최성희씨를 화상전화로 연결,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 최경준



"미국의 군사기지는 하와이, 오키나와, 괌, 제주도 등 아시아태평양의 여러 섬들과 연관 되어 있다. 왜 그럴까? 섬은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평화활동가들이 올 수 없다. 그런데 하와이의 한 평화활동가로부터 아름다운 말을 들었다. 아시아태평양의 모든 섬들은 푸른 대륙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전설이다. 지리적인 고립을 극복하고, 바로 여러분께서 거기 앉아계시는 것처럼 영혼이 하나로 연결될 때, 진정한 연대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한다."

LA, 워싱턴DC 등 미 전역에서 상영 추진... 조직 구성이 목표


제주도와 '푸른 대륙'으로 연결되어 있지는 않겠지만,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 제주 해군기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연대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 특히 뉴욕에서는 미국시민들과 각 나라에서 온 평화활동가들을 대상으로 강정마을과의 지속적인 국제연대 활동을 벌여나가기 위한 조직 구성을 추진 중이다. 이른바 '제주 구하기 행동 연대'(Save Jeju Action Committee)가 그것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뉴욕에서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강정마을 주민들의 삶과 애환을 다룬 영화 '잼 다큐(Jam Docu) 강정' 상영회가 열린 것도 이러한 활동의 일환이다. 맨해튼에 위치한 뉴욕대학 실버센터에서 열린 상영회에는 학생, 평화운동가, 뉴욕·뉴저지 거주 한인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뉴욕뿐이 아니다. 로스앤젤레스, 워싱턴DC,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시애틀 등에서도 영화 상영이 추진되고 있다. 각 도시에서 영화 '잼 다큐 강정' 상영회를 통해 제주 해군기지의 문제점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강정마을과의 연대를 위한 조직을 구성, 미 전역을 네트워크화 한다는 계획이다.


영화 상영회에 참석한 제이 하우빈(70, 컴퓨터기술자)씨는 화상전화로 연결된 고권일 위원장 등에게 "강정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평화적이고 창조적인 저항이 미국 사람들에게도 엄청나게 영향을 주고 있고 성공적이라는 것을 강정마을 주민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것이 당장 표출이 안 된다고 해도 앞으로 계속해서 도움이 될 것이고,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필리핀과 뉴욕을 오가며 평화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이베스 로드리게스(23)씨는 상영회 직후 기자와 만나 "오늘 영화 상영회의 이슈인 제주 해군기지 문제는 우리 필리핀에게도 굉장히 친숙한 이슈"라면서 "필리핀에도 미국의 군사기지들이 있었지만, 시민들의 거대한 저항에 부딪혀 폐쇄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심정을 누구보다도 이해한다"며 "필리핀인들은 강정마을 주민들의 싸움에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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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정보

Jam Docu 강정  *공동체배급 : 한국독립영화협회
경순 김태일 권효 양동규 정윤석 최하동하 최진성 홍형숙 | 2011 | 104min
8명의 영화감독이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제주 강정마을을 각자의 시선으로 카메라에 담아내는 100일간의 JAM 즉흥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