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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맞선 작은 영화들.. "도움이 필요해"


삼성반도체의 산업재해 문제를 다룬 영화가 잇따라 개봉될 예정이다. 오는 6일 개봉하는 < 또 하나의 약속 > 과 3월 개봉을 앞둔 < 탐욕의 제국 > 이 바로 그것. 같은 소재를 두고 하나는 극영화로, 또 하나는 다큐멘터리로 각각 제작됐다.

이들 영화는 삼성을 소재로 했다는 점 외에도 다른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개봉 전 국내 영화제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는 점, 관객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준 돈으로 완성됐다는 점, 관객들의 도움을 바탕으로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 등이 그렇다.

하지만 국내 굴지의 대기업의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하는 작품들이기 때문에 영화가 안정적으로 상영될 수 있을지에 대한 염려와 외압에 대한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다큐멘터리 < 탐욕의 제국 > 보다는 극영화인 < 또 하나의 약속 > 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영화계와 관객들은 지난해 < 천안함프로젝트 > 가 일방적으로 상영 중단되면서 '보이는 않는 손'의 방해를 경험한 탓에 이 두 영화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탐욕의 제국]
피해자들을 대하는 삼성의 민낯... 개봉비용 모금 중




삼성 반도체 피해자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홍리경 감독의 다큐멘터리 < 탐욕의 제국 > 은 영화 < 또 하나의 약속 > 에 이어 3월 개봉을 목표로 준비 작업이 진행중이다. 배급 관계자는 "기흥공장 백혈병 피해자 고 황유미씨의 기일인 3월 6일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큐멘터리 < 탐욕의 제국 > 은 지난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지원을 받아 완성된 뒤 첫선을 보였다. 젊은 여성 감독이 뚝심 있게 제작한 작품으로 삼성 반도체 피해자들을 알리는 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삼성이 이 작품 지원을 이유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후원을 끊은 사실이 알려져 영화계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화 < 또 하나의 가족 > 김태윤 감독은 먼저 완성된 다큐멘터리 < 탐욕의 제국 > 을 보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같은 소재를 내용으로 삼고 있고 두 감독 모두 사전 취재를 열심히 한 탓에 비슷한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물론 비슷하더라도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느낌은 다르다. 시나리오를 통해 각색된 작품과 긴 시간 동안 사실적인 내용만을 담은 다큐멘터리는 상호보완적인 모습이다.

다큐멘터리 < 탐욕의 제국 > 을 통해서는 영화 < 또 하나의 약속 > 에 나오는 실제의 인물과,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에서 활동하는 여러 사람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국회에 불려나와 책임 회피를 하는 삼성 관계자가 피해자와 눈 마주치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은 거대 기업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희생자 가족들의 노제를 막기 위해 도로를 통제하는 삼성의 모습은 초법적인 느낌마저 준다. 또 불산 누출 사고에 대해 변명하는 삼성의 태도 역시 책임 의식이 결여된 대기업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영화 < 또 하나의 약속 > 이 제작비를 모금했다면 다큐멘터리 < 탐욕의 제국 > 은 개봉 비용을 모금 중이다. 다큐멘터리 제작 현실이 열악한 상태에서 개봉을 위한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온라인 펀딩(https://tumblbug.com/ko/empire2014)을 통해 3000만 원 모금을 목표로 삼았다. 모금은 오는 23일까지 진행된다.

다큐멘터리 < 탐욕의 제국 > 을 홍리경 감독은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막 일을 시작한 이들"이라면서 "학교와 가정의 규율에서 벗어나 마음껏 연애도 하고 싶고, 여행도 다니고 싶을 나이지만 제가 만난 이들의 삶에는 그런 소박한 꿈이나 욕망들이 지워져 있었다"고 전했다. 화장과 액세서리 착용은 생각할 수도 없고, 방진복·방진모·마스크로 온몸을 가리며, 개인의 몸은 그 안에서 지워지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이어 홍 감독은 "'안 예쁜 모자가 나오면 예쁜 모자가 나올 때까지 갈아 쓴다'는 노동자의 이야기가 감동으로 다가왔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 국가의 산재보상보험제도 등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죽음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평범한 욕망을 감춰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제작 취지를 밝혔다.


성하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