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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갤러리·촛불센터 열어 재개발 야만성 고발

용산참사 희생자가 운영하던 철거현장의 호프집이 철거민과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3일 용산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로 4가 남일당 건물 뒤편에서는 레아갤러리와 촛불미디어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레아’는 호프집 주인 이상림씨(사망 당시 71)가 경찰 진압 당시 사망하기 전까지 생계를 이어갔던 곳이다. 명도소송이 진행 중인 이 건물은 철거가 예정된 상태다.

문화공간으로 바뀐 고 이상림씨의 호프집 앞에서 3일 유족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건배를 하고 있다. <김문석기자>


레아갤러리 1층에는 다양한 그림들이 전시됐다. 국내작가가 다시 그린 뭉크의 작품 ‘절규’와 용산참사의 아픔을 묘사한 시사만화가의 만평들이 내걸렸다. 맞은편에는 ‘사람이 있다’는 문구가 적힌 큰 걸개그림도 붙어있다. 갤러리 곳곳에 놓여있는 테이블과 의자는 이씨가 숨지기 전 직접 제작한 물건들이다.

갤러리에는 이 달 동안 용산참사와 관련된 예술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5~6월에는 작가 8명이 작품전시회를 매일 열 예정이다. 2층에는 촛불시민연석회의와 용산범대위가 공동으로 촛불미디어센터를 열었다. 이곳에는 미디어활동가들과 촛불시위 동영상 생중계팀이 상주한다. 촛불미디어센터는 촛불뉴스, 용산4가 철거민방송, 용산외국어뉴스 등을 제작할 예정이다.

용산범대위는 이날 오후 4시 레아갤러리 앞에서 ‘용산에 가면 시대가 보인다’는 제목의 문화행사를 열였다. 홍석만 범대위 대변인은 “문화활동을 통해 철거민의 아픔과 재개발 광풍의 참혹성을 드러내기 위해 이곳을 문화공간으로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행사는 용산참사 희생자 유가족, 문정현 신부, 문학평론가 염무웅씨와 문화예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갤러리와 미디어센터 개소식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용산범대위가 준비한 시루떡을 돌려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난개발에 저항한 철거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구술집 <여기 사람이 있다> 출판기념회도 열렸다.

이씨의 며느리 정영신씨(36)는 “경찰과 용역직원에 의해 폐허가 된 레아가 다시 문을 열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며 “희생된 철거민들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을 위한 예술인들의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산4가 재개발 지역 곳곳에서는 참사 후 주춤했던 철거가 진행됐다. 남일당 건물 앞 도로는 전경버스 3대가 가로막았다. 용역업체 직원이 레아갤러리 촬영을 시도하면서 철거민과 작은 승강이가 벌어졌다. 한 철거민은 “여기는 아직도 전쟁터”라고 말했다.

<강병한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입력 : 2009-04-04 03:25:24수정 : 2009-04-04 03: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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