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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www.movieweek.co.kr/article/article.html?aid=18923

 

'살기 위하여’ 카메라에 담아낸 한 편의 진실



★★★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약자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비판 의식.

STAFF 감독, 촬영ㆍ이강길 | 내레이터ㆍ연영석 | 음악ㆍ허훈
CAST 류기화 이순덕 홍성준
DETAIL 러닝타임ㆍ75분 | 관람등급ㆍ12세 관람가


WHAT'S THE STORY?

바닷물이 없어지고 말라가는 갯벌. 이제 새만금은 옅은 바다의 흔적만 간신히 남겨둔 채 굳어져가고 있다. 계화도 주민들은 바다를 살리기 위한 투쟁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하지만 사업 중단 기미는 보이지 않고 힘은 점점 빠져간다. 슬슬 주민들 내부에서도 갈등이 시작되고 환경 운동가들도 새만금을 떠난다. 결국 막혀버린 바다 앞에서 주민들은 절망한다.

PREVIEW

옳고 그름의 척도를 다시 생각해 볼 기회다. 영화 <살기 위하여>는 새만금 간척 사업 반대 투쟁에 참여한 계화도 주민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이강길 감독의 카메라는 철저하게 주민들의 편에서 그들의 모습을 진실하게 담아낸다. 식량 단지의 확장과 교통ㆍ수송비 절감에 기여하겠다며 시작된 새만금지구 간척 사업. 바다를 막아 무려 1억 2,000만 평의 국토를 확보하는 세계 최대의 간척 사업이었다.

정부와 기업에선 이 엄청난 사업의 의의를 내세우는 데 급급했다. 갯벌의 환경을 바꿈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선 쉬쉬하며 넘어갔다. 평생토록 갯벌과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왔던 계화도 어민들은 자연과 인간을 죽이는 개발 논리에 맞서 질긴 싸움을 시작했다.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사업의 필요성과 그 효과는 이미 국민적으로 전파된 상태였다. 하지만 환경 파괴와 주민들의 인권에 대한 문제는 한켠으로 매몰됐다.

<살기 위하여>는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측의 입장 모두를 설명하지 않는다. 오프닝과 동시에 울부짖는 아주머니의 모습, 물이 없어 바짝 말라버린 조개 떼를 보여주며 ‘개발 논리가 만들어낸 비극’이라 말한다. 이강길 감독은 물막이 공사가 시작되던 시점부터 새만금에서 함께 어민들과 부대끼며 촬영을 이어왔다. 한쪽에선 새만금 사업 찬성 의견이 집중적으로 보도되어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매체가 없던 상황이었다. 감독의 시선과 카메라를 든 손은 소외당한 이들에게 있어 든든한 지원자가 됐다.

이번 작품은 감독이 10년 동안 이어왔던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미 이강길 감독은 2006년에 <어부로 살고 싶다-새만금 간척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공개한 바 있다. 그 후로도 꾸준히 지방에서 살다시피 하며 부안의 핵 폐기장 유치 문제와 더불어 새만금 반대 투쟁에 주목했다. 그리고 또 한 편의 결과물을 내놨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기에 이 작품은 가치가 있다. 사회적 문제의식은 독립 다큐멘터리가 태생적으로 품어 왔던 대주제다. 갈수록 다양한 시도와 흥미로운 주제의 작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는 요즘이다. 이 변화의 한복판에서 <살기 위하여>는 고지식하게도 독립 다큐멘터리가 가져왔던 순수한 시각으로 사회 문제에 주목한다.
 
 정지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