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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www.movieweek.co.kr/article/article.html?aid=18969

 ‘살기 위하여’ 이강길 감독, “카메라가 한 켠의 진실을 비춘다!”


-이번이 <어부가 되고 싶다> 시리즈의 세 번째 작업이다. 언제까지 계속할 계획인가?

계속해야지. 이 물막이 공사가 2006년에 이미 다 끝난 일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공사가 완공됐든 아니든 간에 그곳에 내 작품 속 주인공들이 있다. 이건 그분들과의 약속이기도 하고 나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지금 작업 중인 작품을 마무리하고 나면 다시 새만금에 가보려 한다.

-이 작업에 힘을 기울인 지 10년이 다 됐다. 사실 처음부터 이 사안에 대해 꿰뚫고 있었던 건 아니지 않나?

그렇다. 나도 새만금 사업에 대해 잘 몰랐다. 자연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데 바다를 막아버린다며 안타까워하는 걸 들은 적은 있다. 그때가 ‘푸른영상’에 있을 때다. 마침 그 지역에서 직접 영상물을 제작해 줄 사람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지방에 내려가서 지내야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 않나. 기혼자들 빼고, 다른 작업이 있는 사람 빼고, 그러다 보니 내가 내려가게 된 거다. 당시에 나도 서울이란 공간이 답답하긴 했다. 태어나서 자란 곳이지만 여기서 내가 뭘 더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려가서 더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을 것 같았다.

-지금 그곳의 주민들은 어떤 상태인가?

마지막 부딪침이 있을 것 같다. 마지막 공사 착공식이 이뤄졌다. 그래서 이젠 안에 사는 어민들을 모두 내쫓아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극도의 위기감이 조성돼 있는 거다. 가을 즈음이 되면 조업하는 분들도 모두 쫓겨날 것 같다. 지금 새만금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식물인간’이라 말하고 싶다. 마지막 내부 공사가 이뤄지는 게 호흡기를 떼버리는 거다. 완전히 사망시키는 거지. 신기한 게, 바닷물을 다 빼버리고 잠깐씩 배수관 문을 열어주는데도 아직까지 갯벌에서 조개가 나온다. 그러니 떠나지도 못하는 거다. 조업을 계속하자니 나가라고 하고 그렇다고 막상 버리고 떠나지도 못하는 상황인 거다.

-정말 신기하더라. 자연의 힘이란 게 대단하단 걸 느꼈다.

지금 시화호도 마찬가지다. 5월의 시화호는 별천지가 따로 없단 생각이 들 정도다. 무릉도원과 같은 곳이 여기구나 싶다. 그런데 지금 신도시 만든다고 개발 들어가지 않나.

-영화 속엔 투쟁이 계속되는 동안 주민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심해진 게 보인다. 지금은 어떤가? 예전과 같은 갈등은 좀 없어졌나?

사실 갈등이라는 게 외부에서 온 요인도 있지만 내부에서의 요인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외부에서 어떤 자극이 온다면 오히려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지금 상황에서 그들은 이젠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럴 때 활동가들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입지를 가진 분들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활동가의 역할에 대해 뭐라 말하기가 어렵다. 도대체 어느 선까지 관여하겠다는 건지. 영화 속에서 회의를 하던 도중, 막상 주민들이 정면승부를 걸겠다니까 자신들은 정치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았나.

활동가들이 힘들어 하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솔직했으면 좋겠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활동가들이 참여하면 도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등의 핑계는 말도 안 된다. 솔직하게 “지금 힘들다.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다시 찾아오겠다”라는 식으로만 얘기했어도 답답하진 않았을 거다. 원래 그 회의 장면을 찍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옆 천막에서 듣고 있으니 정말 답답하더라. 그들이 얘기하는 것들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다시 보여주고 싶었다. 기본적으로 어려움을 당하는 이들과 부조리에 대해 생각한다면 진심이 있어야 한다. 어떤 단체에서 태안반도에 대한 영화를 만들면 지원금을 드린다는 이메일을 보내온 적이 있다. 그걸 보고 너무 화가 났다.

-태안 문제를 더 널리 알리자는 차원이 아니었나?

그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미 태안에 관련된 영상물들이 나오기도 했던 상태였다.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위해 이용하는 것 같았다. 겉으로만 희망을 제시하면 뭘 하나. 그건 ‘우린 이렇게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의미심장하고 큰 문제에 대해선 손 떼겠다’는 거다. 그리고 왜 태안을 위한 성금을 영상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려고 하나. 그건 태안으로 가야 하는 돈이다. 결국 <살기 위하여>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핵심적인 주제 중 하나가 이런 거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봐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대운하라든가 환경이 파괴되는 프로젝트가 생겨도 막상 실제로 부딪쳐야 할 때는 언급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대한 사건이 일어난 그곳에서 그 내부의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