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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에게 희망을- 2009 희망다큐프로젝트


2009년 06월 08일 (월) 08:55:02           
이주연 기자  ypraday@naver.com
 
올해 초 열풍을 일으킨 이충렬 감독의 영화 <워낭소리>는 한국 독립영화의 역사를 새로 썼다. 영화 개봉 당시, 메이저 제작사와 배급사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는데도 개봉 37일 만에 관객 수 100만 명을 돌파, 그 뒤 9일 만에 200만 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현재까지 누적관객 수는 295만 명. 오직 관객들의 입소문만으로 이뤄낸 결과였다.

워낭소리가 울려 퍼지다

<워낭소리>의 흥행 뒤에는 ‘희망다큐프로젝트’가 있었다. 인디스토리, 시네마 달, 키노아이, 상상마당 등으로 구성된 독립영화배급사네트워크는 2009년을 다큐멘터리의 해로 선언하고 2009희망다큐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매달 한 편씩 공동으로 다큐멘터리를 배급하기로 결정했다. <워낭소리>는 희망다큐프로젝트의 첫 번째 작품이었다. 시네마 달 관계자 김하나씨는 “희망다큐프로젝트는 독립다큐멘터리의 개봉이 갖는 홍보마케팅의 제약이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출발했으며, 독립다큐멘터리를 대중들에게 보다 쉽고 친숙하게, 널리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2월, 3월, 4월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할매꽃>, <살기 위하여>가 각각 희망다큐프로젝트로 선정돼 개봉했으며, 지난 5월 14일에는 평택미군기지 확장으로 집을 잃게 된 대추리 마을 농민들의 삶을 그린 <길>이 개봉했다. 6월에는 <3xFTM>이 지난 4일 개봉했다.



제 2의 워낭소리, 희망이 있는 다큐멘터리

 

 

▲ 희망다큐프로젝트 4번째작품 살기위하여

<워낭소리>에서부터 <길>까지. 2009 희망다큐프로젝트는 절반 이상 걸어 온 셈이다. <워낭소리>가 잔잔한 감동을 주듯 (다른->추가) 영화들 역시 그렇다. 안해룡 감독의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는 7년 동안 일본군 위안부로 살아야 했던 송신도 할머니의 이야기다. 문정현 감독의 <할매꽃>은 감독 자신의 외할머니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한국 근.현대사의 고통과 비극을 전한 작품이다. 이강길 감독의 <살기 위하여>와 김준호 감독의 <길>은 각각 새만금 간척사업과 미군기지 확장으로 인해 생업과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동훈(21, 학생)씨는 “사회의 약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독립영화들은 모두 워낭소리처럼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내고 있다”며 “희망을 갖고 사는 이들을 보면서 내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워졌다”고 감동을 전했다.

다큐는 내 친구, 다큐 프렌즈

하지만 독립영화가 재미없다는 편견은 아직도 남아있다. 비상업영화, 예술영화 등으로 불려온 독립영화들은 상업적인 충무로 영화와는 달라 관객과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주제가 이념적이거나 구성 자체가 어렵고 낯설기 때문이다. 김연희(23, 학생)씨는 "독립영화하면, '난해하다'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말했다. 또한 이지용(25, 학생)씨도 "<순지>라는 독립영화를 보고 왔다. 잘 만든 것 같지만, 너무 어려워서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다른 독립영화들도 대부분 어렵다" 고 말했다.

이러한 불평을 독립영화 제작자들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크게 흥행한 <반두비>의 신동일 감독은 그동안 주로 다뤘던 종교, 이데올로기 등의 난해한 주제가 아닌 이주노동자 문제와 함께 방글라데시 청년과 여고생의 로맨스를 묘사했다. 감독이 대중과의 소통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독립영화배급사네트워크는 관객과 쉽게 소통하기 위한 방안으로 유명 영화감독과 배우가 짝을 이룬 ‘다큐프렌즈’를 만들었다. 다큐프렌즈는 다큐멘터리 홍보대사를 지칭하는 용어다. 희망다큐프로젝트의 여러 프로모션 중 하나인 다큐프렌즈는 친숙한 감독과 배우를 내세워 관객들이 보다 쉽게 독립영화에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의 다큐프렌즈로는 <가족의 탄생>의 김태용 감독과 배우 문소리가 나섰다. 특히, 문소리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의 나레이션을 직접 맡았다. 엄한아(22, 학생)씨는 “잘 알려진 영화감독과 연예인이 잘 만들어진 독립영화를 홍보하는 모습을 보고 독립영화에 관심이 생겼다”며 “특히,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의 나레이션을 문소리씨가 직접 맡았다는 얘기를 듣고 궁금해서 보러 갔다”고 말했다.

   
▲ 네이버 '다큐프렌즈' 카페 (http://cafe.naver.com/docufriends)


최근 독립영화배급사네트워크는 '다큐프렌즈' 카페를 네이버에 개설했다. 기존에는 유명 영화감독과 배우가 다큐프렌즈로 활동했으나, 이제는 희망다큐프로젝트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일반 관객, 후원단체 등도 까페에 가입하기만하면 다큐프렌즈가 될 수 있다.

알라딘의 '특별한' 시사회

온라인 서점 알라딘도 2009 희망다큐프로젝트를 후원하기 위해 나섰다. 알라딘은 지난 2월 18일부터 6월까지 매월 감독과 함께하는 다큐멘터리 개봉작 시사회를 열고 있다. 2월에 열린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시사회는 관객들이 안해룡 감독과 함께 영화를 보고 대화를 나누는 자리였다.

이외에도 알라딘은 지난 3월부터 독립영화 감독과 유명 문학작가가 한 자리에서 만나 편하게 얘기하는 특별한 형식의 시사회를 진행하고 있다. 문학과 영화가 장르를 뛰어넘어 하나가 되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할매꽃>은 지난 3월 문정현 감독이 소설가 김연수와 함께 영화를 보고 대화하는 시사회를 가졌다. <살기 위하여>는 소설가 김종광, <길>에는 소설가 전성태가 시사회에 나와 영화이야기를 나눴다.

다큐는 꿈이 있어서 좋다

조현경(21, 학생)씨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도 내용이 없는 영화들이 많다. 독립영화의 경우는 저비용이면서도 의미가 있다”며 "다큐멘터리에는 꿈이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심인용(31,회사원)씨는 "독립영화의 주인공들을 보면서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독립영화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사회의 약자들 또는 소외된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좌절하지 않는다. 관객들이 이들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꿈과 희망을 얻을 수 있는 이유다.

다큐멘터리는 영화감독이 되려는 이들에게도 꿈을 준다. 충무로에선 영화제작사의 지원을 받기 위해 영화감독 데뷔 전 유명 영화감독 밑에서 스태프나 조연출로 오랜 기간 생활하는 게 일반화돼 있다. 제작사가 유능한 감독 또는 그와 함께 일했던 예비감독들 중 한 명을 선별해 영화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런 제작사 없이는 막대한 영화 제작비용을 감독 혼자 감당해내기 어렵다. 독립영화는 이런 방식을 거치지 않고 영화감독을 꿈꾸는 이들에게 유일한 진입로다. 실제로 독립영화는 2억 원 가량의 적은 비용으로도 충분히 영화 한 편을 만들 수 있다. 뛰어난 독립영화 감독들이 많아지면 한국 영화계에 든든한 인적 자원이 생기는 셈이다. 희망다큐프로젝트를 발판으로 한국 독립영화와 영화계 전체가 발전할 날을 기대해 본다.


▶ 이어지는 기사
[인터뷰] 희망다큐 프로젝트 5번째 작품 <길>의 김준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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