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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오마이뉴스
 '막힐 뻔한' 표현의 자유, 인권영화제 3일간의 여정 : 원문보기 click!


'막힐 뻔한' 표현의 자유, 인권영화제 3일간의 여정

[현장] 청계광장에서 5일~7일까지 진행... 성미산에서 앙코르 상영회 열어


09.06.08 11:20 ㅣ최종 업데이트 09.06.08 15:33 

김홍주선 (pheebss)

공권력과 마찰로 혼선을 빚었던 제13회 인권영화제가 7일 저녁 서울청계광장에서 3일간 여정의 막을 내렸다.

올해 2월 서울시의 허가를 받아 청계광장 상영을 예정했던 인권영화제는 개막 이틀 전 허가 취소통보를 받으며 난항을 겪었다. 영화제 측은 영화제 강행 방침을 표명하면서 경찰과 마찰이 예상됐으나 다음날(4일) 재허가로 한숨을 돌렸다.

허가→허가취소→재허가→광장봉쇄... 순조롭지 않은 3일

재허가 이후 개막 당일인 5일, 상영을 앞두고 새벽 6시부터 무대설치에 들어갔으나 실제 개막까지의 과정은 순조롭지 않았다. 6시 20분 전경이 탄 경찰버스 15대가 청계광장을 2시간 20분여 동안 봉쇄했다. 허가를 알리는 공문을 보여줘도 종로경찰서 측은 "지시 받은 바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후 영화제측은 서울시경 확인 절차 등을 거쳐 청계광장에서 뒤늦게 준비를 시작할 수 있었다.


영화제 둘째 날 오후, 현장에서 만난 장애여성공감의 진영씨는 "부스 취소를 통보 받았다가 급하게 연락을 받았다"며 "공감 베이커리 3일 작업분량을 1일에 처리하는 등 애로사항을 겪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인권영화제 석진씨는 "음향과 스크린 계약 시행에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불법폭력집회 변질 우려라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회비판적 목소리를 무조건 '반정부'로 보는 공안적인 시각이며 소통하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7일 폐막식에서도 인권재단사람의 정화씨는 "개인의 예술 공연이라도 48시간 전 공문서 한 장으로 행사를 무산시켜서는 안 된다"며 13회 영화제 주제인 '표현의 자유'를 거듭 촉구했다.

3일 간의 영화제는 빈곤·국가, 평화·여성, 아동·노동 세 가지 주제로 나뉘었으며 장애여성공감, 홈리스행동,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등 인권단체들이 상영장 뒷자리에 함께했다. 개막작 상영에는 1200여 명, 폐막식까지 좌석점유는 1만3300여 명으로 예년 관람객 수치를 웃돌았다.

 
기타보다 싼 사람들, 예술과 인권을 말하다

마지막 상영일, 폐막공연과 함께 청계광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한 상영작은 김성균 감독의 <기타 이야기>였다. 기타 제조회사인 콜트콜텍의 노동 분쟁을 인디밴드 공연과 함께 담은 다큐멘터리다. 콜트콜텍은 독일 등 유럽 내에서도 아시아 브랜드로 esp, 야마하에 이어 세 손가락에 꼽히는 국내 유명 악기 브랜드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아 음악인들이 점심값 모아 사는 기타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의 영혼을 담아야 할 기타는 공정에 노동자들의 눈물을 담고 있었다. 기업의 대표는 한국재계 120위로 1200억원대 부를 축적했다. 포장반, 사상반, 공작반, 기계반 생산 노동자들은 신나와 아세톤을 10년 넘게 떡 주무르듯 하며 직업병을 얻었다. 산재사고가 빈번한 공작반 13명의 80%는 손톱이 없다. "작업하는 것도 대충 알려주고 '이 시간에 왜 이것밖에 못 뽑냐' 시달렸다"는 증언이다. 분쟁이 일자 사업주는 경영위기라며 공장 폐쇄로 대응했다.

'작업장으로 돌아가고 싶다', '우리는 노동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콜트콜텍 노조는 올해 6월 투쟁 26개월에 이른다. 다큐멘터리는 이들과 호흡하는 인디 음악인들을 찾아가 그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콜트 기타와 함께 음악인생이 시작되었다"는 음악인, "투표도 해본 적 없다. 내 소리 하나 만드는 게 더 중요했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순수하게 음악 좋아 시작했다가 시스템에 부딪치는' 인디 음악인들은 기타 노동자들의 어려움에 쉽게 공감했다.

"물론 누구도 끝까지 같이 갈 순 없죠. 그걸 알면서도. (...) 내가 당신에게 들려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 가져 온 노래 뿐"

'이 기타는 노동하는 기타, 착취 받지 않는 기타'라며 해외 집회에도 참가해, 노래 시위로 힘을 보탠 인디 음악인들의 노래 한 구절이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출연자 김광석씨는 기타 공연을 펼쳤다. 콜트콜텍 노동자들도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자리를 빛냈다.

우여곡절을 거쳐 28편의 상영작 중 <브루크만 여성노동자>를 끝으로 막을 내린 인권영화제는 공연과 폐막식 앞뒤로 수화, 화면 자막 등 장애인을 배려한 운영이 눈길을 끌었다. '앙코르 상영회'를 통해 6월 11일부터 14일까지 성미산 마을극장에서 한 번 더 상영하며 감독, 관객이 만나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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